안녕하세요, 브랜더쿠 에디터 희수입니다. 처음으로 본격 이름을 내걸고 인사를 드리는 것 같습니다. 브랜더쿠가 새해를 맞아 새로운 스핀 오프 뉴스레터를 시작합니다(와👏). 금요일에 발행하는 기존 뉴스레터(feat. 에디터 한규)가 브랜딩, 브랜드를 깊이 있게 탐구했다면, 화요일에 찾아올 레터는 분야를 넓혀 조금 더 다양한 브랜드 이야기를 해볼 예정입니다. 세상은 넓고 눈여겨볼 브랜드는 너무 많죠. 브랜드 덕후 에디터와 함께 매주 화요일, 취향 저격 브랜드 발견하는 시간 되시길!
요즘 여러분의 알고리즘엔 무엇이 등장하나요? 저는 최근까지 베이비복스의 ‘2024 KBS 가요대축제’ 무대에 알고리즘을 점령당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홀린 듯 여러 차례 영상을 재생했어요.
베이비복스는 1997년 데뷔해 2000년대 초반에 활동했던 그룹인데요. 해체 후 20년 만에 선 무대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무대 영상은 조회 수 623만 회를 기록했고 “올해 KBS가 가장 잘한 일이다” “충격적일 정도로 여전하다”며 댓글도 쇄도했죠.
베이비복스가 다시 무대에 오른 것과 장안의 화제가 된 것 뒤에는 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Y2K 트렌드가 자리합니다. Y2K는 이제 일순간의 유행이 아니라, 특색 있는 개성으로 자리 잡은 모양새입니다. 이런 흐름은 베이비복스뿐만 아니라, 잊히고 있던 다양한 브랜드를 다시 소환해 열풍의 주역으로 건져 올리고 있어요. 이번 레터에서는 Y2K의 흐름을 타고 호응을 얻고 있는 브랜드를 살펴보겠습니다.
(Fashion) 셀럽·인플루언서가 즐긴다는 그 브랜드 ‘브랜디멜빌’
#SNS #성수 #미국젠지
ⓒRemake World
지난 3일 성수동에 문을 연 패션 브랜드 ‘브랜드멜빌(Brandy Melville)’. 제니, 로제가 즐겨입고 레드벨벳 슬기, 손나은 등 여러 셀럽이 착용하며 유명해졌는데요.
제니 인스타그램 @jennierubyjane
실비오 마르산이 이탈리아에서 설립한 브렌디멜빌은 로마에서 만난 미국인 소녀 브랜디와 영국 소년 멜빌이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특히 미국 10대에게 큰 인기를 끌며 ‘미국 젠지 브랜드’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국내에서도 오픈하자마자 화제가 되며 유튜브와 블로그 등에서 방문 후기가 쏟아지고 있죠.
대표적인 상품은 짧은 기장의 크롭 티셔츠와 로우라이즈 하의 등으로 대표적인 Y2K 스타일입니다. 특이한 점은 효율성을 위해 옷을 한 가지 사이즈로만 제작한다고 해요. 그 사이즈가 그다지 크지 않은 스몰 사이즈이고, 청소년들 사이에서 브랜드멜빌을 입으면 날씬하다는 인증으로 여겨져 마른 몸,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실제 마케팅 역시 주로 타깃 고객인 1020이 활동하는 SNS에서 주로 이루어집니다. 글로벌에서도 한국에서도 SNS와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으로 큰 브랜드라니 흥미롭네요.
브랜디멜빌 인스타그램 @brandymelvilleusa
(Fashion) 손바닥 만한 핸들 파우치로 다시 대세가 된 ‘롱샴’
#르플리아쥬 #미니백 #키링
1993년 출시 이후 2000년대 초까지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롱샴의 르 플리아쥬(Le Pliage) 백. 이름은 낯설어도 모두 한번쯤은 봤을 법한 가방이죠. 한동안 보이지 않던 이 가방이 언제부턴가 다시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엄청나게 작아진 사이즈로 말이죠.
ⓒLONGCHAMP
XS사이즈 혹은 핸들 파우치 스타일의 르 플리아쥬 백이 2023~2024년에 유튜브 등에 다수 등장했습니다. 특이점은 바로 키링! 가방에 키링을 다는 트렌드와 맞물려 거의 가방만한 키링을 단 모습이 많이 눈에 띄더라고요. 게다가 본래 르 플리아쥬 백의 매력이었던 다양한 색까지 더해 기성품임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취향대로 커스텀하는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게 다시금 인기를 끈 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핀터레스트 @dilekk_
이 인기를 빌미로 지난해 12월 더현대서울에 매장을 오픈하는 등 뜨거운 계절을 보내고 있다고 하네요. 여러분은 어떤 컬러가 취향이신가요?
(Fashion) 알고 보면 70년대 브랜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마리떼)’
#프랑스 #1970s #리브랜딩
ⓒMARITHÉ
입고 나가면 같은 옷 입은 사람 한 명 이상은 꼭 마주칠 수 있는 마리떼. 최근 이 브랜드의 선풍적인 인기를 보던 어른들은 “아니, 저거 나때 유행하던 건데!”라고 말한다는 사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는 1972년 마리떼 바슐르히(MARITHÉ BACHELLERIE)와 프랑소와 저버(FRANÇOIS GIRBAUD)가 설립한 프랑스 패션 브랜드입니다. 약 30여년 전인 1990년대에 국내에서 청소년들에게 ‘저버’라고 불리며 청바지로 큰 인기를 끌며 당시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후 리바이스, LEE 등 다양한 청바지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오며 마리떼의 인기는 시들어 갔어요.
데님 중심으로 전개되던 이전 마리떼 ⓒPierre Dupaquier, Clément Durou
이런 마리떼를 다시 되살린 건 국내 패션 회사 ‘레이어’입니다. 신찬호 레이어 대표는 2019년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마리떼를 국내로 들여와 2030 여성을 타깃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로 리브랜딩했어요. 2019년 수입할 당시 3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무려 1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이라고. 2023년에는 키즈 라인을 런칭하는 등 브랜드 규모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의류보다 키링이 눈에 띄더라고요. 패딩 소재로 제작된 귀여운 키링입니다. 다소 흔해진 로고 플레이 티셔츠에 질렸다면 액세서리를 살펴보시는 것도 좋겠어요!
ⓒMARITHÉ
(Digital) 카메라 덕후는 모두 아는 빈티지 감성, ‘리코’의 GR시리즈
#똑딱이카메라 #덕후 #품귀현상
뉴진스 인스타그램 @newjeans_official
뉴진스의 ‘디토’ 이후로 빈티지 카메라에 대한 인기가 식지 않고 있습니다. 네이버에 ‘빈티지 디카’라고 검색하면 블로그에 구매 후기나 이 디카들로 찍은 사진이 최근까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어요. 세운상가 중고카메라 가게에서 요즘 가장 인기인 것도 2000년대 초반 출시된 캐논, 소니, 니콘, 삼성 등이라고 하고요. 비슷한 결의 필름 카메라 역시 인기를 끌었었죠.
하지만 ‘디토’ 대란 이전부터 빈티지 감성이라며 카메라 덕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카메라 브랜드가 있었으니… 바로 ‘리코’의 ‘GR시리즈’입니다. 해당 시리즈에 탑재된 이펙터 필터 ‘포지티브 필름’은 특유의 빈티지스러운 분위기로, 쟁쟁한 카메라 브랜드 사이에서 리코라는 브랜드의 독보적인 위치를 만들어 냈어요. 워낙 가볍고 작아 들고다니기도 편한 덕에 ‘최고의 스냅 카메라’라는 찬사를 받기도 하고요.
ⓒRicoh
ⓒRicoh
가장 최근 출시된 모델인 GR3, GR3X는 엄청난 인기 덕에 물량이 풀리면 1초 만에 품절되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빈티지 카메라나 필름 카메라 감성이 좋지만, 사진을 찍고 옮기는 일련의 과정이 조금 번거롭게 느껴져 여행이나 일상에서 자주 들고 다닐 카메라를 찾으시는 분들, 혹은 중고로 내놔도 금세 팔리는 카메라를 찾는 분들이라면 추천합니다. 너무 비싸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지만요.